교육 및 일반자료

[교육소위]슈타이너교육과 오이리트미(10) - 3학년, 세상의 시작

교육소위
작성자
조은진(한승민)
작성일
2017-10-20 16:16
조회
1026

세상의 시작


(고사기 부분은 ‘고사기-노성환 역주-민속원’ 책의 내용을 옮겼습니다.)


? 단일에서 다양으로, 라는 움직임의 형태 변화는 마치, 신의 가슴에서 빛이 태어나 어둠과 나뉘어져, 생물과 사람이 만들어지고, 나아가 남자와 여자로 나뉘어져 가는「천지의 시작」 프로세스와 같습니다. 3학년 동안 매일 담임교사로부터 듣는 이야기의 교재도 바로 그 창조신화입니다. 도쿄슈타이너슐레에서는 우선 고사기(현존하는 일본 최고(最古)의 역사서), 그리고 구약성서 이야기를 듣습니다.


? 3학년에게는 학교의 건물 안에서 하는 수업 이외에 두 가지 큰 작업도 있습니다. 그것은 농사수업과 집짓기입니다. 농사수업은 사이타마에 있는 논을 빌려서 파종, 모내기, 김매기, 허수아비 만들기, 벼 베기, 탈곡까지 이르는 과정을 어른의 지도하에 옛날부터 전해오는 방법으로 합니다. 추수한 쌀로 밥을 짓고 주먹밥을 만들어 수확제 때 학교전체에 대접합니다.


? 봄부터 가을까지 날씨의 상황을 살피면서 벼의 성장을 기다리는 기간이 지나면, 이번에는 일주일간 집중해서 목수에게 배워가며 작은 집을 짓습니다. 집짓기라고는 해도 다다미 세 장정도 크기의 것이기는 하지만 기초공사, 상량식, 지붕공사라는 식으로 모두가 힘을 합쳐서 실물을 만듭니다.


? 아홉 살 즈음의 불안정한 시기에, 자신이 태어난 세상에 좀 더 다가가고, 주변 환경에 힘껏 작용하며, 그것으로부터 배우고, 살아가는데 필요한 것을 만든다-그것은 힘의 발로에 방향을 지워주고, 한층 깊이 발을 땅에 딛고 사는 자신감으로 연결됩니다.


? 많은 행사와 보조를 맞추어, 오이리트미에서도 지금까지보다 많은 요소를 익히기 시작합니다. 자연의 조형력이 반영되어 만들어진 자음을 본격적으로 익히고, 모음의 동작도 자각적으로 되어, 모음과 자음을 연결짓고, 사물의 이름과 사람의 이름을 움직임으로 나타낼 수 있게 됩니다. 마치 말문이 트일 때처럼, 아이들은「움직임의 언어」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 갑니다. 공간의 움직임도 삼각, 사각, 꽃잎 모양으로 움직이는 형태가 점점 늘어 갑니다.


? 이렇게 하는 내용이 많고, 수업시간도 그때까지의 주1회에서 주2회로 늘립니다만...... 그 학급은, 처음 1학기는 아직 영차영차하는 소란스러움을 반복하고 있었습니다. 아이들끼리의 관계도 파란만장하고, 매일 누군가가 기분을 폭발시키거나, 싸우면서 충돌하고, 잘도 이렇게까지, 라고 생각할 정도로 울고 있었습니다. 이번에야말로, 라고 벼를 때는 잠잠해지는 일도 있습니다. 아이들에게도 때에 따라서는 심한 말이 오가는, 폭풍에 휘말리는 듯 하는 날들은 피곤한 일이었겠지요. 교사들로서는 너무나 그들의 마음 상태를 숨김없이 보여주어서 매우 힘들지만, 귀엽고 귀여운 학급이었습니다만......


? 유럽에서는「아홉 살의 위기」의 시기를, 일단 그곳을 넘으면 다시 옛날 집으로 되돌아갈 수 없는 경계의 비유로써, 흔히「루비콘」이라고 말합니다. 이 3학년을 보고 있으면, 「주사위는 던져졌다!」라고 단호하게 루비콘강을 건너는 카이사르보다도, 마침 그들이 듣고 있는 고사기 속의 스사노오 쪽이 어울리는 것 같이 느껴졌습니다. 모두들 지상의 스사노오가 되어 있었습니다. 여자아이도 겉보기에는 남자 아이만큼 밖으로 향해서 심하지는 않았습니다만,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스사노오는 황천에 가버린 이자나미를 그리워하여, 이자나기가 부부의 연을 끊어 버렸어도 초목이 마를 정도로「울며 떼를」씁니다. 하하노쿠니에는 이미 돌아갈 수 없는, 하지만 어디로 가면 좋을지 아직 모르는-3학년의 스사노오들은 모습과 행위로 그렇게 말하고 있었습니다.


? 스사노오는 이윽고, 아네노쿠니인 다카마노하라로 향하여 가서, 난폭하게 군 끝에 쫓겨나 이즈모로 내려와, 이무기를 퇴치하는 힘이 있는 신으로 변신합니다. 3학년 스사노오들의 변신은 언제가 될까요.


? 담임교사는 1학기가 끝나기 전 10월 초에 이무기 퇴치 연극을 하기로 했습니다. 이무기퇴치 연극은 이 학년 뿐만이 아니라 매년 3학년이 하기로 되어 있었습니다. 마침 가을철에 어울리는 이 이야기 교재를, 모두가 힘을 모아서 작품으로 만들자, 라는 의도입니다. 올해의 연극은 담임교사의 희망으로 오이리트미와 낭송에 의한 형태로 하게 되어, 여름방한 동안에 대본도 완성했습니다. 의논한 결과, 극 시작 부분에 천지가 시작할 때, 몇 명의 신이 태어나고 아마테라스, 츠쿠요미, 스나노오가 등장할 때까지의 대략적인 흐름을 오이리트미의 움직임으로 나타내기로 했습니다.


? 고사기는 움직임 작품으로 하기에 아주 매력적인 소재입니다. 서두 부분부터, 태고의 세상에 생명이 부글부글 움트는 모습이 눈앞에 보이는 듯한 언어가 죽 이어져 있습니다. 「국토가 아직 제대로 생성되지 않아, 물에 떠 있는 기름처럼, 또 해파리처럼 떠 있었을 때 갈대의 싹과 같이 돋아나는 것에 의해 생겨난 신의 이름은......」라든가, 나라를 낳는 장면에서 이자나기와 이자나미 신이, 아메노누보코를 「창을 밑으로 찔러 바닷물이 부글부글 소리 나도록 휘저어 들어 올렸을 때......」라고 하는 부분들을 읽으면, 이미 눈앞에, 파문이 퍼지고, 파도가 일고, 소용돌이쳐가는 모습이 보일듯하여, 오이리트미가 아니고는 할 수 없는 표현이 가능할 것 같아 가슴이 두근거립니다.


? 마지못해 기다렸다가, 극으로 하든 통상의 수업으로 하든, 나 혼자 속으로, 이러할 지어다, 라고 앞서나가는 것은 금물입니다. 아이들이 하는 오이리트미에서는 아이들이 움직임 안에 깊숙이 들어가는 모습이 그대로 작품입니다. 성장 과정 그 자체가, 그 과정에 관련된 모든 힘과 더불어 하나의 예술 창조행위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생명의 다이나믹한 활동이 집중된 형태로 나타나기 때문에, 아이의 무대는 종종, 어른의 무대작품에도 없을 정도의 빛을 발합니다.


? 2학기가 되어 연습이 시작되자 내가 생각하고 그린 구성은, 즉시 아이들의 현실 앞에 수정되어 보다 단순하게, 하지만 그들의 마음이 깊숙이 들어가기 쉽게 되었습니다.


?? 천지가 처음으로 생겨났을 때, 천상계에 나타난 신의 이름은


?? 아메노미나카누시신 다음으로 타카미누스비신 다음으로 카미무스비신


?????????????????????????????????????????????????????????????????????????????????????????????????????? 「고사기」에서


? 극 초반에 이 낭송이 끝나면, 그때까지 반원으로 서있던 전원이 재빨리 원을 만듭니다. 밖에서 안으로, 안에서 밖으로 원이 세 번 크게 호흡합니다. 세 번째에 중심으로 수축한 원의 가운데서부터, 루, 루, 루......양팔로, 높이 올렸다가 내리고 또 높이 올리는 「L」의 동작을 점점 크게 하면서, 모두가 원을 넓혀 갑니다. 「L」이라고 하는 자음에는, 공간에 침투해서 형태를 바꾸어 가는 막힘이 없는 물과 같은 요소가 있어, 이 움직임으로 세상의 최초의 물이 높이 솟아오르는 모양을 나타냅니다.


? 펼쳐진 수면에 파도가 일기 시작합니다. 한 사람을 선두로, 모두 늘어서서, 구부구불 일렁이면서 파도의 형태를 무대전체로 그려 갑니다. 파도가 소용돌이치기 시작합니다. 안으로 안으로 소용돌이 치고 있던 움직임이 전환해서 밖으로 나올 때는, 손등을 위로해서 손목을 구부려, 기운을 앞쪽으로 밀 듯이 보내는 프......「F」의 자음의 몸짓이 움직임을 동반합니다. 「F」의 움직임은, 여기서는 물속에서 솟아오르는 여러 가지 생명의 숨결을 나타냅니다.


? 전체가 다시 원이 되어, 이번에는 원이 둘로 나뉩니다. 첫 번째 원은, 그 「G」의 자음으로 이자나기를 나타내고, 두 번째는 므「M」의 자음의 동작으로 이자나미를 나타냅니다. 「G」는 균형을 잡고 일어나면서, 양팔로 주위의 공간을 펴서 넓히듯이 하는 몸짓, 「M」은 한쪽 팔을 몸 가까이에, 다른 한쪽을 앞쪽으로 멀리 놓고, 서로 가까이 하거나, 멀어지게 하는 느긋한 동작입니다. 두 개의 원은 빙글빙글 돌아서 다시 한 번 하나가 되었습니다.


? 다음은 세 개의 원으로 나뉘어, 아마레타스와 쯔쿠요미와 스사노오가 됩니다. 세 번째의 스사노오의 원이 스「S」의 자음의, 상하로 타올랐다가 사그라드는 불꽃의 몸짓을 팔로 움직이면서 회전하고, 다른 두 개의 원을 삼켜서 하나로 되어 버리면, 그 다음, 곧 전원이 반원의 형태로 열립니다.


? 여기서 낭송이 재개됩니다.


? 이자나기신 이자나미신


? 아마테라스오오미카미신 쯔쿠요미신


? 그리고 타케하야스사노오신이 된다


? 난폭한 신 스사노오는 천상계에서 쫓겨나


??이즈모노쿠니에 내려왔다


??????????????????????????????????????????????? 「고사기」에서


? 낭송그룹인 코러스 속에서, 스사노오와 영감과 할미, 거기에 쿠시나다히메 역의 아이들이 재빨리 의상을 갈아입고, 여기서부터 대사가 있는 극의 형식으로 바뀝니다만, 각각의 대사는 한 사람만 말하는 것이 아니라, 코러스가 몇 명씩 나뉘어 서로 부르고 화답합니다.


?이무기퇴치 장면에서는, 낭송그룹이 녹색 망토를 걸치고, 각자가 만든 종이 얼굴을 찢고 이무기로 변신합니다. 술통에 달려들어 통을 머리에 뒤집어쓰듯이 술을 실컷 마시고 쿨쿨 잠이 든 이무기에게, 스사노오의 검이 달려듭니다. 이무기의 일곱 개의 머리는 차례로 얼굴을 떨어뜨리고 퇴장하고, 마지막으로 남은 여덟 번째가 스사오노와 싸웁니다.


? 격투장면은 처음에는 없었습니다만, 「이렇게 하면, 너무 단순해.」「마지막정도는 싸우지 않으면.」「그렇지, 아무래도.」라는 열렬한 요망이 생기고, 확실히 극으로써 흥을 돋우는데 부족한 경향도 있었기 때문에, 덧붙여진 것입니다. 여덟 번째 마지막 이무기는 잠깐의 격투 후에, 소리를 내며 바닥에 쓰러져 후련한 얼굴을 하고 있습니다.


? 이렇게 해서 다음날 본 공연을 앞두고, 처음부터 끝까지 해보는 연습까지 이르렀습니다. 슐레의 강당은 손수 만든 무대가 되고, 의상도 갖추었습니다. 음악 교사는 청동과 철로 된 징, 방울과 라이어의 울림으로, 극의 요소요소에 분위기를 돋우어 줍니다. 아이들도 꽤나 극에 깊숙이 들어가 있어, 힘이 들어갔습니다. 그래도 조금 기분이 풀리면, 곧장 왁자지껄 말다툼이 튀어나옵니다. 「지금이 얼마나 중요한 땐지 몰라!」라는 담임교사의 소리에, 연습을 지켜보는 내 기분까지 바짝 긴장됩니다. 「자, 다시 한 번 처음부터 끝까지 해보자, 좋지?」


? 오이리트미 부분에서 앞에 서서 파도의 형태를 이끄는 사람은, 가장 몸이 작은 여자아이입니다. 조금 가볍게 움직이는 발걸음을 한 발 한 발 확인하면서, 예쁘게 선두 역할을 다합니다. 낭송도 힘차게 이무기퇴치 장면 그리고, 최후의 장면까지 막힘없이 해나갑니다.


? 슐레의 무대는 모든 것이 소박합니다. 막을 닫는 것도, 무대 양쪽에 어른이 한 사람씩 대기하고 있다가, 막의 천으로 몸을 감추면서 재빨리 당기는 것입니다. 낭송 지도교사와 내가 그 역할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때가 되어도, 무대 한 쪽 끝에는 아무도 모습을 보이지 않습니다. 모처럼 좋은 긴장이 여기까지 지속되었는데, 연습이라고는 해도 순조롭게 진행되지 않는 건 참을 수 없어. 나는 한 쪽을 무대 정 가운데까지 끌어다 놓자마자 다른 한편으로 달려가, 좍-하고 막을 닫았습니다.


? 이것이 아이들의 호평을 얻어서「리에코선생님, 빠르네요.」「응, 정말로 두 사람이 있는 것 같았어.」라고 기쁜 듯한 속삭임이 오갑니다. 역시, 빠른 것, 멋있는 것-이 경우 이 표현은 맞지 않을 수도 있지만-이 좋은 그들이었습니다.


? 본 공연은 연습이 열매를 맺어, 아이들도 뿌듯함을 맛본 듯합니다.


? 그 학기의 후반 무렵부터, 오이리트미 시간은 집중이 길어지고, 수업다워져 갔습니다. 「오이리트미도 점점 재미있어 졌어.」라고 하는 한 아이의 말에, 모두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때를 같이 해서, 그 아이들끼리의 부딪침도 일단락되었습니다.


? 여름의 폭풍우 후에, 열을 식히는 안정된 날들이 찾아오듯이, 차분해지는 시기가 찾아온 것일까요. 폭풍우와 맑은 날을 반복하며, 성장의 도정은 앞으로 나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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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소위
작성자
조은진(한승민)
작성일
2017-10-20 16:16
조회
1026

세상의 시작


(고사기 부분은 ‘고사기-노성환 역주-민속원’ 책의 내용을 옮겼습니다.)


? 단일에서 다양으로, 라는 움직임의 형태 변화는 마치, 신의 가슴에서 빛이 태어나 어둠과 나뉘어져, 생물과 사람이 만들어지고, 나아가 남자와 여자로 나뉘어져 가는「천지의 시작」 프로세스와 같습니다. 3학년 동안 매일 담임교사로부터 듣는 이야기의 교재도 바로 그 창조신화입니다. 도쿄슈타이너슐레에서는 우선 고사기(현존하는 일본 최고(最古)의 역사서), 그리고 구약성서 이야기를 듣습니다.


? 3학년에게는 학교의 건물 안에서 하는 수업 이외에 두 가지 큰 작업도 있습니다. 그것은 농사수업과 집짓기입니다. 농사수업은 사이타마에 있는 논을 빌려서 파종, 모내기, 김매기, 허수아비 만들기, 벼 베기, 탈곡까지 이르는 과정을 어른의 지도하에 옛날부터 전해오는 방법으로 합니다. 추수한 쌀로 밥을 짓고 주먹밥을 만들어 수확제 때 학교전체에 대접합니다.


? 봄부터 가을까지 날씨의 상황을 살피면서 벼의 성장을 기다리는 기간이 지나면, 이번에는 일주일간 집중해서 목수에게 배워가며 작은 집을 짓습니다. 집짓기라고는 해도 다다미 세 장정도 크기의 것이기는 하지만 기초공사, 상량식, 지붕공사라는 식으로 모두가 힘을 합쳐서 실물을 만듭니다.


? 아홉 살 즈음의 불안정한 시기에, 자신이 태어난 세상에 좀 더 다가가고, 주변 환경에 힘껏 작용하며, 그것으로부터 배우고, 살아가는데 필요한 것을 만든다-그것은 힘의 발로에 방향을 지워주고, 한층 깊이 발을 땅에 딛고 사는 자신감으로 연결됩니다.


? 많은 행사와 보조를 맞추어, 오이리트미에서도 지금까지보다 많은 요소를 익히기 시작합니다. 자연의 조형력이 반영되어 만들어진 자음을 본격적으로 익히고, 모음의 동작도 자각적으로 되어, 모음과 자음을 연결짓고, 사물의 이름과 사람의 이름을 움직임으로 나타낼 수 있게 됩니다. 마치 말문이 트일 때처럼, 아이들은「움직임의 언어」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 갑니다. 공간의 움직임도 삼각, 사각, 꽃잎 모양으로 움직이는 형태가 점점 늘어 갑니다.


? 이렇게 하는 내용이 많고, 수업시간도 그때까지의 주1회에서 주2회로 늘립니다만...... 그 학급은, 처음 1학기는 아직 영차영차하는 소란스러움을 반복하고 있었습니다. 아이들끼리의 관계도 파란만장하고, 매일 누군가가 기분을 폭발시키거나, 싸우면서 충돌하고, 잘도 이렇게까지, 라고 생각할 정도로 울고 있었습니다. 이번에야말로, 라고 벼를 때는 잠잠해지는 일도 있습니다. 아이들에게도 때에 따라서는 심한 말이 오가는, 폭풍에 휘말리는 듯 하는 날들은 피곤한 일이었겠지요. 교사들로서는 너무나 그들의 마음 상태를 숨김없이 보여주어서 매우 힘들지만, 귀엽고 귀여운 학급이었습니다만......


? 유럽에서는「아홉 살의 위기」의 시기를, 일단 그곳을 넘으면 다시 옛날 집으로 되돌아갈 수 없는 경계의 비유로써, 흔히「루비콘」이라고 말합니다. 이 3학년을 보고 있으면, 「주사위는 던져졌다!」라고 단호하게 루비콘강을 건너는 카이사르보다도, 마침 그들이 듣고 있는 고사기 속의 스사노오 쪽이 어울리는 것 같이 느껴졌습니다. 모두들 지상의 스사노오가 되어 있었습니다. 여자아이도 겉보기에는 남자 아이만큼 밖으로 향해서 심하지는 않았습니다만,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스사노오는 황천에 가버린 이자나미를 그리워하여, 이자나기가 부부의 연을 끊어 버렸어도 초목이 마를 정도로「울며 떼를」씁니다. 하하노쿠니에는 이미 돌아갈 수 없는, 하지만 어디로 가면 좋을지 아직 모르는-3학년의 스사노오들은 모습과 행위로 그렇게 말하고 있었습니다.


? 스사노오는 이윽고, 아네노쿠니인 다카마노하라로 향하여 가서, 난폭하게 군 끝에 쫓겨나 이즈모로 내려와, 이무기를 퇴치하는 힘이 있는 신으로 변신합니다. 3학년 스사노오들의 변신은 언제가 될까요.


? 담임교사는 1학기가 끝나기 전 10월 초에 이무기 퇴치 연극을 하기로 했습니다. 이무기퇴치 연극은 이 학년 뿐만이 아니라 매년 3학년이 하기로 되어 있었습니다. 마침 가을철에 어울리는 이 이야기 교재를, 모두가 힘을 모아서 작품으로 만들자, 라는 의도입니다. 올해의 연극은 담임교사의 희망으로 오이리트미와 낭송에 의한 형태로 하게 되어, 여름방한 동안에 대본도 완성했습니다. 의논한 결과, 극 시작 부분에 천지가 시작할 때, 몇 명의 신이 태어나고 아마테라스, 츠쿠요미, 스나노오가 등장할 때까지의 대략적인 흐름을 오이리트미의 움직임으로 나타내기로 했습니다.


? 고사기는 움직임 작품으로 하기에 아주 매력적인 소재입니다. 서두 부분부터, 태고의 세상에 생명이 부글부글 움트는 모습이 눈앞에 보이는 듯한 언어가 죽 이어져 있습니다. 「국토가 아직 제대로 생성되지 않아, 물에 떠 있는 기름처럼, 또 해파리처럼 떠 있었을 때 갈대의 싹과 같이 돋아나는 것에 의해 생겨난 신의 이름은......」라든가, 나라를 낳는 장면에서 이자나기와 이자나미 신이, 아메노누보코를 「창을 밑으로 찔러 바닷물이 부글부글 소리 나도록 휘저어 들어 올렸을 때......」라고 하는 부분들을 읽으면, 이미 눈앞에, 파문이 퍼지고, 파도가 일고, 소용돌이쳐가는 모습이 보일듯하여, 오이리트미가 아니고는 할 수 없는 표현이 가능할 것 같아 가슴이 두근거립니다.


? 마지못해 기다렸다가, 극으로 하든 통상의 수업으로 하든, 나 혼자 속으로, 이러할 지어다, 라고 앞서나가는 것은 금물입니다. 아이들이 하는 오이리트미에서는 아이들이 움직임 안에 깊숙이 들어가는 모습이 그대로 작품입니다. 성장 과정 그 자체가, 그 과정에 관련된 모든 힘과 더불어 하나의 예술 창조행위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생명의 다이나믹한 활동이 집중된 형태로 나타나기 때문에, 아이의 무대는 종종, 어른의 무대작품에도 없을 정도의 빛을 발합니다.


? 2학기가 되어 연습이 시작되자 내가 생각하고 그린 구성은, 즉시 아이들의 현실 앞에 수정되어 보다 단순하게, 하지만 그들의 마음이 깊숙이 들어가기 쉽게 되었습니다.


?? 천지가 처음으로 생겨났을 때, 천상계에 나타난 신의 이름은


?? 아메노미나카누시신 다음으로 타카미누스비신 다음으로 카미무스비신


?????????????????????????????????????????????????????????????????????????????????????????????????????? 「고사기」에서


? 극 초반에 이 낭송이 끝나면, 그때까지 반원으로 서있던 전원이 재빨리 원을 만듭니다. 밖에서 안으로, 안에서 밖으로 원이 세 번 크게 호흡합니다. 세 번째에 중심으로 수축한 원의 가운데서부터, 루, 루, 루......양팔로, 높이 올렸다가 내리고 또 높이 올리는 「L」의 동작을 점점 크게 하면서, 모두가 원을 넓혀 갑니다. 「L」이라고 하는 자음에는, 공간에 침투해서 형태를 바꾸어 가는 막힘이 없는 물과 같은 요소가 있어, 이 움직임으로 세상의 최초의 물이 높이 솟아오르는 모양을 나타냅니다.


? 펼쳐진 수면에 파도가 일기 시작합니다. 한 사람을 선두로, 모두 늘어서서, 구부구불 일렁이면서 파도의 형태를 무대전체로 그려 갑니다. 파도가 소용돌이치기 시작합니다. 안으로 안으로 소용돌이 치고 있던 움직임이 전환해서 밖으로 나올 때는, 손등을 위로해서 손목을 구부려, 기운을 앞쪽으로 밀 듯이 보내는 프......「F」의 자음의 몸짓이 움직임을 동반합니다. 「F」의 움직임은, 여기서는 물속에서 솟아오르는 여러 가지 생명의 숨결을 나타냅니다.


? 전체가 다시 원이 되어, 이번에는 원이 둘로 나뉩니다. 첫 번째 원은, 그 「G」의 자음으로 이자나기를 나타내고, 두 번째는 므「M」의 자음의 동작으로 이자나미를 나타냅니다. 「G」는 균형을 잡고 일어나면서, 양팔로 주위의 공간을 펴서 넓히듯이 하는 몸짓, 「M」은 한쪽 팔을 몸 가까이에, 다른 한쪽을 앞쪽으로 멀리 놓고, 서로 가까이 하거나, 멀어지게 하는 느긋한 동작입니다. 두 개의 원은 빙글빙글 돌아서 다시 한 번 하나가 되었습니다.


? 다음은 세 개의 원으로 나뉘어, 아마레타스와 쯔쿠요미와 스사노오가 됩니다. 세 번째의 스사노오의 원이 스「S」의 자음의, 상하로 타올랐다가 사그라드는 불꽃의 몸짓을 팔로 움직이면서 회전하고, 다른 두 개의 원을 삼켜서 하나로 되어 버리면, 그 다음, 곧 전원이 반원의 형태로 열립니다.


? 여기서 낭송이 재개됩니다.


? 이자나기신 이자나미신


? 아마테라스오오미카미신 쯔쿠요미신


? 그리고 타케하야스사노오신이 된다


? 난폭한 신 스사노오는 천상계에서 쫓겨나


??이즈모노쿠니에 내려왔다


??????????????????????????????????????????????? 「고사기」에서


? 낭송그룹인 코러스 속에서, 스사노오와 영감과 할미, 거기에 쿠시나다히메 역의 아이들이 재빨리 의상을 갈아입고, 여기서부터 대사가 있는 극의 형식으로 바뀝니다만, 각각의 대사는 한 사람만 말하는 것이 아니라, 코러스가 몇 명씩 나뉘어 서로 부르고 화답합니다.


?이무기퇴치 장면에서는, 낭송그룹이 녹색 망토를 걸치고, 각자가 만든 종이 얼굴을 찢고 이무기로 변신합니다. 술통에 달려들어 통을 머리에 뒤집어쓰듯이 술을 실컷 마시고 쿨쿨 잠이 든 이무기에게, 스사노오의 검이 달려듭니다. 이무기의 일곱 개의 머리는 차례로 얼굴을 떨어뜨리고 퇴장하고, 마지막으로 남은 여덟 번째가 스사오노와 싸웁니다.


? 격투장면은 처음에는 없었습니다만, 「이렇게 하면, 너무 단순해.」「마지막정도는 싸우지 않으면.」「그렇지, 아무래도.」라는 열렬한 요망이 생기고, 확실히 극으로써 흥을 돋우는데 부족한 경향도 있었기 때문에, 덧붙여진 것입니다. 여덟 번째 마지막 이무기는 잠깐의 격투 후에, 소리를 내며 바닥에 쓰러져 후련한 얼굴을 하고 있습니다.


? 이렇게 해서 다음날 본 공연을 앞두고, 처음부터 끝까지 해보는 연습까지 이르렀습니다. 슐레의 강당은 손수 만든 무대가 되고, 의상도 갖추었습니다. 음악 교사는 청동과 철로 된 징, 방울과 라이어의 울림으로, 극의 요소요소에 분위기를 돋우어 줍니다. 아이들도 꽤나 극에 깊숙이 들어가 있어, 힘이 들어갔습니다. 그래도 조금 기분이 풀리면, 곧장 왁자지껄 말다툼이 튀어나옵니다. 「지금이 얼마나 중요한 땐지 몰라!」라는 담임교사의 소리에, 연습을 지켜보는 내 기분까지 바짝 긴장됩니다. 「자, 다시 한 번 처음부터 끝까지 해보자, 좋지?」


? 오이리트미 부분에서 앞에 서서 파도의 형태를 이끄는 사람은, 가장 몸이 작은 여자아이입니다. 조금 가볍게 움직이는 발걸음을 한 발 한 발 확인하면서, 예쁘게 선두 역할을 다합니다. 낭송도 힘차게 이무기퇴치 장면 그리고, 최후의 장면까지 막힘없이 해나갑니다.


? 슐레의 무대는 모든 것이 소박합니다. 막을 닫는 것도, 무대 양쪽에 어른이 한 사람씩 대기하고 있다가, 막의 천으로 몸을 감추면서 재빨리 당기는 것입니다. 낭송 지도교사와 내가 그 역할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때가 되어도, 무대 한 쪽 끝에는 아무도 모습을 보이지 않습니다. 모처럼 좋은 긴장이 여기까지 지속되었는데, 연습이라고는 해도 순조롭게 진행되지 않는 건 참을 수 없어. 나는 한 쪽을 무대 정 가운데까지 끌어다 놓자마자 다른 한편으로 달려가, 좍-하고 막을 닫았습니다.


? 이것이 아이들의 호평을 얻어서「리에코선생님, 빠르네요.」「응, 정말로 두 사람이 있는 것 같았어.」라고 기쁜 듯한 속삭임이 오갑니다. 역시, 빠른 것, 멋있는 것-이 경우 이 표현은 맞지 않을 수도 있지만-이 좋은 그들이었습니다.


? 본 공연은 연습이 열매를 맺어, 아이들도 뿌듯함을 맛본 듯합니다.


? 그 학기의 후반 무렵부터, 오이리트미 시간은 집중이 길어지고, 수업다워져 갔습니다. 「오이리트미도 점점 재미있어 졌어.」라고 하는 한 아이의 말에, 모두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때를 같이 해서, 그 아이들끼리의 부딪침도 일단락되었습니다.


? 여름의 폭풍우 후에, 열을 식히는 안정된 날들이 찾아오듯이, 차분해지는 시기가 찾아온 것일까요. 폭풍우와 맑은 날을 반복하며, 성장의 도정은 앞으로 나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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