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및 일반자료

[교육소위]슈타이너교육과 오이리트미(11) - 4학년, 그 아이의 색깔

교육소위
작성자
조은진(한승민)
작성일
2017-10-20 16:21
조회
1390

제6장 4학년이 다스리는 나라


그 아이의 색깔


? 3학년은 그때까지 하나였던 세상이 분열을 시작하는, 아픔과 기복이 많은 시간이었습니다. 4학년이 되어도 마음과 몸의 변화는 시시각각 계속됩니다. 아이들의 모습은 1년 동안에 꽤나 튼튼해졌습니다.


? 일본의 학교생활에서는 1학기와 2학기, 두 개의 학기 사이에 긴 방학이 있습니다. 7월에 1학기가 끝나고 여름 방학에 들어갑니다. 한 달 남짓 아이들과 만나지 않다가 9월 개학날 다시 만나면, 가벼운 놀라움이 교사의 마음을 붙잡습니다. 휴가 기간이, 그 사이에 커진 키를 한층 두드러져 보이게 하고, 모든 아이가 하나의 산을 올랐다 내려온 다음처럼, 한층 성숙한 분위기를 띠고 있습니다.


? 여름방학 후의 변화는, 전 학년 아이들에게 공통되는 일입니다만, 3학년에서 4학년으로 변화하는 몸을 나타내는 데는 여름에서 가을로 가는 추이가 딱 맞습니다. 여름의 열은 점차 내면으로 고요해지고, 공기 중에 꿈틀거리던 벌레들도 모양을 감춥니다. 농사와 집짓기, 극의 발표도 3학년 동안에 끝낸 4학년은, 자신들은 이제 무언가를 할 수 있겠지, 라는 표정으로 그곳에 서 있습니다.


? 태초에 나라들이 차례차례 생겨난 다음, 땅에 내려와 그곳을 다스리던 때가 왔습니다. 갓 생겨난 세상은 아직 완전히 굳어져 있지 않습니다. 생명이 넘쳐나 불쑥불쑥 움직이려고 하는 세상에 어느 정도 형태를 주고, 거기에 방향성을 찾아가지 않으면 안 됩니다.


? 점차 세상의 형태를 만들어 가려고 하는 방향성, 그에 반해 형태를 깨부수려고 하는 창조의 카오스-4학년이 다스리려고 하는 나라에서, 이 두 개의 힘이 맞버팁니다. 그곳은 아이들의 사고와 의지가 조화를 찾아 움직이는 곳입니다.


? 9세부터 10세 시기에 사고와 의지, 두 가지 힘의 맞부딪침이 뚜렷이 드러나게 시작됩니다. 둘 사이에 끼어서 감정은 문자 그대로 위아래로 요동칩니다. 1, 2학년 무렵부터 이미 조금씩 시작되고 있던 자신과 세상에 대한 자각은 더욱 예리하고 활발해 집니다.


? 에포크 수업과 관련해서 말하면, 자신이 살고 있는 주위의「지리」와, 「향토사」를 배우고 또, 산수에서는 분수가 도입되어「하나」가 나뉘어 갈 때의 수의 질서를 알아가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 오이리트미 시간이 시작되기 전에, 아이들이 강당 앞에 모였습니다. 오이리트미 옷의 색깔은 이미 저학년 때의 옅은 네 가지 색이 아닙니다. 처음에 입었던 옷이 작아져서 다음 옷을 만들려고 할 때, 아이 마다 「그 아이의 색깔」을 고릅니다. 선택지는 검정과 하양을 제외한, 빛과 어둠 사이의 다양한 색채로 넓어집니다.


? 「슬슬 옷이 작아지기 시작했어요. 다음에는 무슨 색이 좋을까요.」옷을 만드는 어머니가 물어옵니다. 나는 그 아이의 모습을 속으로 그립니다. 지금 현재의 움직임의 성질과 성장세에, 학급 전체의 모습을 겹쳐보고 있는 사이에, 그 아이에게 맞는 색이 떠오릅니다. 그것이 뚜렷한 색깔이면 전달하는 것이 쉽습니다만, 미묘한 색조이기라도 하면, 말로 표현하는데 꽤나 고생합니다. 「옅은 녹색, 이라고 하기보다, 저기 그러니까, 우구이스모찌(파랑콩으로 만든 콩가루를 뿌려 만드는 휘파람새 모양의 과자) 색깔입니다.」라든가,「빨강과 핑크 중간의 장미가 있잖아요, 약간 오렌지 빛이 감도는.....」이라든가, 말을 고르다 지치면, 듣는 어머니는, 「어렵네요.」라고 말하면서도 천 가게에서 찾아보거나 직접 물들이거나, 틀림없이 그 색을 찾아와 줍니다.


? 빨강계통도 있고, 파랑계통도 있고, 노랑, 녹색계열도 있고, 중간색도 있고, 십인십색의 아이들은, 피아노의 연주와 함께 강당에 들어와, 교실을 빙글 돌아서 원을 만듭니다.


? 나는 만들어진 원 안에 들어가, 시작하는 말을 모음의 몸짓으로 움직입니다.


?? 텐또 치노 아이다니 와타시타찌가 이루


?? 타가이니 타가이오 칸지나가라


?? 타가이니 타가이오 칸지나가라


?? 와타시타찌와 텐또 치노 아이다니 이루


?? (하늘과 땅 사이에 우리는 있다.


?? 서로가 서로를 느끼면서


???서로가 서로를 느끼면서


?? 우리는 하늘과 땅 사이에 있다)


?????????????????????????????????????????? -----이시하라 쥰


?위의 밝음, 아래의 묵직한 무게감, 그 사이를 오가는 부드러운 따뜻함, 자신과 주위와의 감각이, 동작과 함께 깨어 갑니다. 아이들의 속에서 나오는 모음은, 약간 불안하지만 이미 교사를 모방하는 것은 아닙니다. 머리 위에서 양팔을 교차시켜서,「텐」의「에」, 오른쪽 팔로 단호하게 아래를 가리키며「치」의「이」, 좌우 번갈아가며 몸을 기울이면서 양팔을 움직여서「타가이」의「아이」, 하나하나의 몸짓이, 내면으로부터 생겨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 다음으로, 팔과 발로, 두 개의 다른 모음을 동시에 움직이는 연습입니다. 「텐또다이치(하늘과 땅)」-팔로 「에」, 발로「다이치」의 「아」를 움직였으면, 곧바로 「소라또치멘(하늘과 땅)」이라고 하는 언어로 바꾸어, 팔은「아」의 동작, 발은「에」가 됩니다. 「아」는 잔과 같은 열린 몸짓, 「에」는 교차이므로, 팔과 발이 대조적인 몸짓이 됩니다. 상하의 「아·에-에·아」를 몇 번인가 반복합니다. 처음에는 천천히, 점점 빨리, 템포를 올리면, 쾌활함도 더해지고, 무르익은 부분에서는, 위에서 아래까지 곧은「우」의 몸짓으로 자리를 잡습니다.


?「자, 선생님을 보세요.」다음으로 나는 양발을 맞부딪치면서, 모로 뛰어서 도약합니다. 오른쪽으로 네 번, 왼쪽으로 네 번, 다시 한 번 오른쪽으로, 다시 한 번 왼쪽으로-해서 보여주었으면 곧장, 「여러분도 해 보세요.」피아노 반주가 울리기 시작하고, 「어, 어」 하면서 중얼거리고 있던 신중파인 아이도, 움직이고 있는 사이에 주위와 호흡이 맞아 갑니다. 바로 이거야, 라는 듯이 신이 나서, 음악이 끝나도 멈추지 않는 아이도 있습니다.


? 이 도약자체는 이전부터 배우던 것으로, 예를 들면 2학년 때는 달리는 말이 되어 했었던 것입니다. 4학년이 되면, 양발이 요소요소에서 맞부딪치거나, 빵하고 시원스러운 소리를 울립니다. 뛰고 있는 동안에, 그때까지 조금 넉넉한 바지를 질질 끄는 것 같았던 하지가, 단단히 죄어집니다.


? 한바탕 오른쪽으로 왼쪽으로 움직였으면 다시 아이들에게 보라고 하고, 나는 양팔을 위로 들어 올려서, 네 번 한 방향으로 도약하면서 첫 번째에 손뼉을 칩니다. 그러고 나서, 두 번째, 세 번째 네 번째로 손뼉을 치는 순간을 바꿔갑니다. 네 번째까지 뛰었으면, 손뼉을 치는 순서를 거꾸로, 네 번째, 세 번째, 두 번째, 첫 번째로 바꾸어 갑니다. 이렇게 해서 서른두 번 도약하는 동안에 의지의 집중을 이어갑니다.


? 마치 악기의 현을 조율하듯이 손발을 맞추면서, 거기에 의지와 감정을 통하게 하는 것입니다. 반복할 때마다 몸에 익숙해져 가는 게 즐겁고, 자신의 움직임이 울림과 리듬과 딱 맞아떨어지는 것이 기분 좋다-이렇게 느끼게끔 되는 4학년 무렵부터, 이야기나 이미지와 직접 연결 짓지 않는 연습 요소가 수업의 일부분이 됩니다.


? 교사도 1, 2학년 수업을 준비할 때와는, 마음을 쓰는 곳과 쓰는 방법이 달라집니다. 갑자기 길어져서 스스로 자신의 힘을 시험해보고 싶어서 근질근질하고 있는 손과 발에, 저학년에 하는듯한 공감으로 가득 찬 「마법의 언어」를 던져 주어도, 이미 전혀 효과가 없습니다. 교사의 동작을 꿈꾸는 듯이 모방하는 것만으로는 아이들은 이제 만족하지 못합니다.


? 연습은 기계적으로 반복하는 것이 아니라, 같은 것일지라도,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하는 방법을 바꾸어 갑니다. 아이들이 움직임을 통해서 발하는 요청을 받아들일 수가 있다면, 하자마자, 다음은 이렇게 하자, 이렇게 하면 좋겠다, 라는 생각이 잇따라 솟아납니다. 교사의 심신의 토양이 딱딱해져 있으면 좋은 생각의 물도 솟아나지 않습니다. 마치 샘과 같은 것입니다.


? 그리고 마음껏 도약을 한 4학년은, 조용한 음악과 함께 걷기 시작합니다. 하나의 울림이 하나의 걸음이 되고, 긴 울림, 짧은 울림을 주의 깊게 들으며 그 울림에 답하듯이 발을 옮깁니다. 귀를 기울임과 동시에 「발을 기울인다.」 발바닥은 왠지 귀의모양과 닮지 않았나요? 발로 듣고, 거기에 답하면서 걷는 모습은, 발은 결코 거칠고 난폭한 행위를 위해서 있는 것이 아니며, 걸음이란 자기 자신을 짊어지고 나아가는 것이라고 새삼 가르쳐 줍니다.


?「악기조율」이 끝났습니다. 4학년 아이들은 이제부터 원을 떠나서, 새로운 공간으로 나아갑니다. 원을 기조로 하고 있던 동안에는, 움직임의 중심은 모두가 만든 원안에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각자에게 있어서의 전후좌우는, 공간 전체에서 보면, 조금씩 어긋나 있게 됩니다. 원주를 진행하는 경우에는, 앞에 있는 아이에게 따라서 갔고, 방향을 바꿀 때도, 전신으로 그쪽 방향을 향하면 앞을 보는 움직임과 같아집니다.


? 하지만, 움직임의 발진지가, 원의 안에서부터, 한 사람 한 사람의 안으로 이행하기 시작하면, 공간도 새로운 전개를 시작합니다.


? 원이 되어 있는 아이들에게 향해서 나는 말을 겁니다.


?「자, 맞은편 기슭까지 다리를 건너요.」


? 아이들은 원의 정확히 반이 되는 부분에서부터 두 패로 나뉘어, 각각 반원 그룹의 선두 두 명이 원의 이쪽으로부터 맞은편으로, 나란히 곧장 가로질러 갑니다. 뒤의 아이들도 곧 이어서, 모두가「다리」를 건너면, 앞을 향하고 서 있는 아이들의 두 줄이 생깁니다. 교사도 원에서 빠져나와, 아이들과 마주보고 섭니다.


? 다리 건너편에 펼쳐지는 세상으로 아이들은 걸음을 옮깁니다. 그곳은 세상의 다양한 움직임과, 우리의 다양한 행위를 받아주는 공간입니다. 산도 있고 계곡도 있고, 그 때 그 때마다 다양한 장소에 나가게 됩니다만, 오늘은 어쩐지 다리 앞쪽에서 바다의 천둥소리가 들려오는 듯합니다. 아이들은 두 줄을 풀고, 파도치는 바다로 향합니다.


? 앞으로 나가는 것은 무언가에 다가가는 일입니다. 앞으로 향하는 움직임은, 평소에 익숙한 일입니다만, 이렇게 의식을 새롭게 하면 신선한 느낌으로, 무엇보다, 자신에게 있어서의 앞쪽이 다른 사람에게 있어서도 같다고 하는 것이 그때까지의 원 안에서의 움직임과는 다릅니다. 전후, 좌우, 상하, 모두에게 공통된 방향이 사방팔방으로 펼쳐져 있습니다.


? 아이들은, 눈앞에 파도가 밀려오고 있는 곳까지 갔습니다. 바다는, 움직임이 풍부한 보물창고입니다. 밀려왔다가 가고, 솟아올랐다가 내려가고, 소용돌이 치고, 구불거리고..... 바다를 생각으로 그리는 아이들은, 자신이 지금까지 체험한 바다의 추억으로부터 무언가의 광경과 소리를 찾아내고 있는 듯이 보입니다.


? 그런 아이들은 보고 있으면, 나도 자신의 기억 속을 들여다보는 기분이 됩니다. 멀리에 파란 반짝임을 발견하고, 가슴 속에서도 밀리고 밀치는 파도 소리가 울려 퍼지는 그 흥분을 처음으로 맛보았던 것은 언제쯤이었을까. 「처음으로 바다를 보았을 때」라고 하는 순간이 어린 날의 어딘가에 있었겠지만, 필시 어린 아기 무렵에 만났던 그 광경은, 추억에 뚜렷이 새겨져있지 않습니다.


? 초등학교 여름 방학여행의 추억은 선명하게 있습니다. 열차의 창문으로 파랗고 커다란 수면이 얼핏 보이거나 하면, 그때까지 멍하게 있던 기분에서 단박에 깨어나, 창문에 달라붙어서 바다가 보일 때마다 환성을 올렸습니다. 바닷가에 가면, 밀려오는 파도와 이미 일체였습니다. 분명 10살의 여름에 여관방에서 바다를 바라보며, 수평선이 둥글게 빙- 이어져 있는 것에 아아, 라고 감동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 바다는 넓구나, 크구나, 달은 떠오르고, 해는 진다-옛날 그리운 문부성 창가입니다만, 바다와 이어지는 하늘 공간까지 한 번에 시야에 넣을 수 있는 것은 3학년을 지나고부터 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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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0-20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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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장 4학년이 다스리는 나라


그 아이의 색깔


? 3학년은 그때까지 하나였던 세상이 분열을 시작하는, 아픔과 기복이 많은 시간이었습니다. 4학년이 되어도 마음과 몸의 변화는 시시각각 계속됩니다. 아이들의 모습은 1년 동안에 꽤나 튼튼해졌습니다.


? 일본의 학교생활에서는 1학기와 2학기, 두 개의 학기 사이에 긴 방학이 있습니다. 7월에 1학기가 끝나고 여름 방학에 들어갑니다. 한 달 남짓 아이들과 만나지 않다가 9월 개학날 다시 만나면, 가벼운 놀라움이 교사의 마음을 붙잡습니다. 휴가 기간이, 그 사이에 커진 키를 한층 두드러져 보이게 하고, 모든 아이가 하나의 산을 올랐다 내려온 다음처럼, 한층 성숙한 분위기를 띠고 있습니다.


? 여름방학 후의 변화는, 전 학년 아이들에게 공통되는 일입니다만, 3학년에서 4학년으로 변화하는 몸을 나타내는 데는 여름에서 가을로 가는 추이가 딱 맞습니다. 여름의 열은 점차 내면으로 고요해지고, 공기 중에 꿈틀거리던 벌레들도 모양을 감춥니다. 농사와 집짓기, 극의 발표도 3학년 동안에 끝낸 4학년은, 자신들은 이제 무언가를 할 수 있겠지, 라는 표정으로 그곳에 서 있습니다.


? 태초에 나라들이 차례차례 생겨난 다음, 땅에 내려와 그곳을 다스리던 때가 왔습니다. 갓 생겨난 세상은 아직 완전히 굳어져 있지 않습니다. 생명이 넘쳐나 불쑥불쑥 움직이려고 하는 세상에 어느 정도 형태를 주고, 거기에 방향성을 찾아가지 않으면 안 됩니다.


? 점차 세상의 형태를 만들어 가려고 하는 방향성, 그에 반해 형태를 깨부수려고 하는 창조의 카오스-4학년이 다스리려고 하는 나라에서, 이 두 개의 힘이 맞버팁니다. 그곳은 아이들의 사고와 의지가 조화를 찾아 움직이는 곳입니다.


? 9세부터 10세 시기에 사고와 의지, 두 가지 힘의 맞부딪침이 뚜렷이 드러나게 시작됩니다. 둘 사이에 끼어서 감정은 문자 그대로 위아래로 요동칩니다. 1, 2학년 무렵부터 이미 조금씩 시작되고 있던 자신과 세상에 대한 자각은 더욱 예리하고 활발해 집니다.


? 에포크 수업과 관련해서 말하면, 자신이 살고 있는 주위의「지리」와, 「향토사」를 배우고 또, 산수에서는 분수가 도입되어「하나」가 나뉘어 갈 때의 수의 질서를 알아가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 오이리트미 시간이 시작되기 전에, 아이들이 강당 앞에 모였습니다. 오이리트미 옷의 색깔은 이미 저학년 때의 옅은 네 가지 색이 아닙니다. 처음에 입었던 옷이 작아져서 다음 옷을 만들려고 할 때, 아이 마다 「그 아이의 색깔」을 고릅니다. 선택지는 검정과 하양을 제외한, 빛과 어둠 사이의 다양한 색채로 넓어집니다.


? 「슬슬 옷이 작아지기 시작했어요. 다음에는 무슨 색이 좋을까요.」옷을 만드는 어머니가 물어옵니다. 나는 그 아이의 모습을 속으로 그립니다. 지금 현재의 움직임의 성질과 성장세에, 학급 전체의 모습을 겹쳐보고 있는 사이에, 그 아이에게 맞는 색이 떠오릅니다. 그것이 뚜렷한 색깔이면 전달하는 것이 쉽습니다만, 미묘한 색조이기라도 하면, 말로 표현하는데 꽤나 고생합니다. 「옅은 녹색, 이라고 하기보다, 저기 그러니까, 우구이스모찌(파랑콩으로 만든 콩가루를 뿌려 만드는 휘파람새 모양의 과자) 색깔입니다.」라든가,「빨강과 핑크 중간의 장미가 있잖아요, 약간 오렌지 빛이 감도는.....」이라든가, 말을 고르다 지치면, 듣는 어머니는, 「어렵네요.」라고 말하면서도 천 가게에서 찾아보거나 직접 물들이거나, 틀림없이 그 색을 찾아와 줍니다.


? 빨강계통도 있고, 파랑계통도 있고, 노랑, 녹색계열도 있고, 중간색도 있고, 십인십색의 아이들은, 피아노의 연주와 함께 강당에 들어와, 교실을 빙글 돌아서 원을 만듭니다.


? 나는 만들어진 원 안에 들어가, 시작하는 말을 모음의 몸짓으로 움직입니다.


?? 텐또 치노 아이다니 와타시타찌가 이루


?? 타가이니 타가이오 칸지나가라


?? 타가이니 타가이오 칸지나가라


?? 와타시타찌와 텐또 치노 아이다니 이루


?? (하늘과 땅 사이에 우리는 있다.


?? 서로가 서로를 느끼면서


???서로가 서로를 느끼면서


?? 우리는 하늘과 땅 사이에 있다)


?????????????????????????????????????????? -----이시하라 쥰


?위의 밝음, 아래의 묵직한 무게감, 그 사이를 오가는 부드러운 따뜻함, 자신과 주위와의 감각이, 동작과 함께 깨어 갑니다. 아이들의 속에서 나오는 모음은, 약간 불안하지만 이미 교사를 모방하는 것은 아닙니다. 머리 위에서 양팔을 교차시켜서,「텐」의「에」, 오른쪽 팔로 단호하게 아래를 가리키며「치」의「이」, 좌우 번갈아가며 몸을 기울이면서 양팔을 움직여서「타가이」의「아이」, 하나하나의 몸짓이, 내면으로부터 생겨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 다음으로, 팔과 발로, 두 개의 다른 모음을 동시에 움직이는 연습입니다. 「텐또다이치(하늘과 땅)」-팔로 「에」, 발로「다이치」의 「아」를 움직였으면, 곧바로 「소라또치멘(하늘과 땅)」이라고 하는 언어로 바꾸어, 팔은「아」의 동작, 발은「에」가 됩니다. 「아」는 잔과 같은 열린 몸짓, 「에」는 교차이므로, 팔과 발이 대조적인 몸짓이 됩니다. 상하의 「아·에-에·아」를 몇 번인가 반복합니다. 처음에는 천천히, 점점 빨리, 템포를 올리면, 쾌활함도 더해지고, 무르익은 부분에서는, 위에서 아래까지 곧은「우」의 몸짓으로 자리를 잡습니다.


?「자, 선생님을 보세요.」다음으로 나는 양발을 맞부딪치면서, 모로 뛰어서 도약합니다. 오른쪽으로 네 번, 왼쪽으로 네 번, 다시 한 번 오른쪽으로, 다시 한 번 왼쪽으로-해서 보여주었으면 곧장, 「여러분도 해 보세요.」피아노 반주가 울리기 시작하고, 「어, 어」 하면서 중얼거리고 있던 신중파인 아이도, 움직이고 있는 사이에 주위와 호흡이 맞아 갑니다. 바로 이거야, 라는 듯이 신이 나서, 음악이 끝나도 멈추지 않는 아이도 있습니다.


? 이 도약자체는 이전부터 배우던 것으로, 예를 들면 2학년 때는 달리는 말이 되어 했었던 것입니다. 4학년이 되면, 양발이 요소요소에서 맞부딪치거나, 빵하고 시원스러운 소리를 울립니다. 뛰고 있는 동안에, 그때까지 조금 넉넉한 바지를 질질 끄는 것 같았던 하지가, 단단히 죄어집니다.


? 한바탕 오른쪽으로 왼쪽으로 움직였으면 다시 아이들에게 보라고 하고, 나는 양팔을 위로 들어 올려서, 네 번 한 방향으로 도약하면서 첫 번째에 손뼉을 칩니다. 그러고 나서, 두 번째, 세 번째 네 번째로 손뼉을 치는 순간을 바꿔갑니다. 네 번째까지 뛰었으면, 손뼉을 치는 순서를 거꾸로, 네 번째, 세 번째, 두 번째, 첫 번째로 바꾸어 갑니다. 이렇게 해서 서른두 번 도약하는 동안에 의지의 집중을 이어갑니다.


? 마치 악기의 현을 조율하듯이 손발을 맞추면서, 거기에 의지와 감정을 통하게 하는 것입니다. 반복할 때마다 몸에 익숙해져 가는 게 즐겁고, 자신의 움직임이 울림과 리듬과 딱 맞아떨어지는 것이 기분 좋다-이렇게 느끼게끔 되는 4학년 무렵부터, 이야기나 이미지와 직접 연결 짓지 않는 연습 요소가 수업의 일부분이 됩니다.


? 교사도 1, 2학년 수업을 준비할 때와는, 마음을 쓰는 곳과 쓰는 방법이 달라집니다. 갑자기 길어져서 스스로 자신의 힘을 시험해보고 싶어서 근질근질하고 있는 손과 발에, 저학년에 하는듯한 공감으로 가득 찬 「마법의 언어」를 던져 주어도, 이미 전혀 효과가 없습니다. 교사의 동작을 꿈꾸는 듯이 모방하는 것만으로는 아이들은 이제 만족하지 못합니다.


? 연습은 기계적으로 반복하는 것이 아니라, 같은 것일지라도,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하는 방법을 바꾸어 갑니다. 아이들이 움직임을 통해서 발하는 요청을 받아들일 수가 있다면, 하자마자, 다음은 이렇게 하자, 이렇게 하면 좋겠다, 라는 생각이 잇따라 솟아납니다. 교사의 심신의 토양이 딱딱해져 있으면 좋은 생각의 물도 솟아나지 않습니다. 마치 샘과 같은 것입니다.


? 그리고 마음껏 도약을 한 4학년은, 조용한 음악과 함께 걷기 시작합니다. 하나의 울림이 하나의 걸음이 되고, 긴 울림, 짧은 울림을 주의 깊게 들으며 그 울림에 답하듯이 발을 옮깁니다. 귀를 기울임과 동시에 「발을 기울인다.」 발바닥은 왠지 귀의모양과 닮지 않았나요? 발로 듣고, 거기에 답하면서 걷는 모습은, 발은 결코 거칠고 난폭한 행위를 위해서 있는 것이 아니며, 걸음이란 자기 자신을 짊어지고 나아가는 것이라고 새삼 가르쳐 줍니다.


?「악기조율」이 끝났습니다. 4학년 아이들은 이제부터 원을 떠나서, 새로운 공간으로 나아갑니다. 원을 기조로 하고 있던 동안에는, 움직임의 중심은 모두가 만든 원안에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각자에게 있어서의 전후좌우는, 공간 전체에서 보면, 조금씩 어긋나 있게 됩니다. 원주를 진행하는 경우에는, 앞에 있는 아이에게 따라서 갔고, 방향을 바꿀 때도, 전신으로 그쪽 방향을 향하면 앞을 보는 움직임과 같아집니다.


? 하지만, 움직임의 발진지가, 원의 안에서부터, 한 사람 한 사람의 안으로 이행하기 시작하면, 공간도 새로운 전개를 시작합니다.


? 원이 되어 있는 아이들에게 향해서 나는 말을 겁니다.


?「자, 맞은편 기슭까지 다리를 건너요.」


? 아이들은 원의 정확히 반이 되는 부분에서부터 두 패로 나뉘어, 각각 반원 그룹의 선두 두 명이 원의 이쪽으로부터 맞은편으로, 나란히 곧장 가로질러 갑니다. 뒤의 아이들도 곧 이어서, 모두가「다리」를 건너면, 앞을 향하고 서 있는 아이들의 두 줄이 생깁니다. 교사도 원에서 빠져나와, 아이들과 마주보고 섭니다.


? 다리 건너편에 펼쳐지는 세상으로 아이들은 걸음을 옮깁니다. 그곳은 세상의 다양한 움직임과, 우리의 다양한 행위를 받아주는 공간입니다. 산도 있고 계곡도 있고, 그 때 그 때마다 다양한 장소에 나가게 됩니다만, 오늘은 어쩐지 다리 앞쪽에서 바다의 천둥소리가 들려오는 듯합니다. 아이들은 두 줄을 풀고, 파도치는 바다로 향합니다.


? 앞으로 나가는 것은 무언가에 다가가는 일입니다. 앞으로 향하는 움직임은, 평소에 익숙한 일입니다만, 이렇게 의식을 새롭게 하면 신선한 느낌으로, 무엇보다, 자신에게 있어서의 앞쪽이 다른 사람에게 있어서도 같다고 하는 것이 그때까지의 원 안에서의 움직임과는 다릅니다. 전후, 좌우, 상하, 모두에게 공통된 방향이 사방팔방으로 펼쳐져 있습니다.


? 아이들은, 눈앞에 파도가 밀려오고 있는 곳까지 갔습니다. 바다는, 움직임이 풍부한 보물창고입니다. 밀려왔다가 가고, 솟아올랐다가 내려가고, 소용돌이 치고, 구불거리고..... 바다를 생각으로 그리는 아이들은, 자신이 지금까지 체험한 바다의 추억으로부터 무언가의 광경과 소리를 찾아내고 있는 듯이 보입니다.


? 그런 아이들은 보고 있으면, 나도 자신의 기억 속을 들여다보는 기분이 됩니다. 멀리에 파란 반짝임을 발견하고, 가슴 속에서도 밀리고 밀치는 파도 소리가 울려 퍼지는 그 흥분을 처음으로 맛보았던 것은 언제쯤이었을까. 「처음으로 바다를 보았을 때」라고 하는 순간이 어린 날의 어딘가에 있었겠지만, 필시 어린 아기 무렵에 만났던 그 광경은, 추억에 뚜렷이 새겨져있지 않습니다.


? 초등학교 여름 방학여행의 추억은 선명하게 있습니다. 열차의 창문으로 파랗고 커다란 수면이 얼핏 보이거나 하면, 그때까지 멍하게 있던 기분에서 단박에 깨어나, 창문에 달라붙어서 바다가 보일 때마다 환성을 올렸습니다. 바닷가에 가면, 밀려오는 파도와 이미 일체였습니다. 분명 10살의 여름에 여관방에서 바다를 바라보며, 수평선이 둥글게 빙- 이어져 있는 것에 아아, 라고 감동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 바다는 넓구나, 크구나, 달은 떠오르고, 해는 진다-옛날 그리운 문부성 창가입니다만, 바다와 이어지는 하늘 공간까지 한 번에 시야에 넣을 수 있는 것은 3학년을 지나고부터 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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